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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라고 해두자

금연 6개월 그리고 실패, 다시 시작?

by J.T.S 2022. 6. 6.

시작은 특별한 결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흡연 경력은 만 15년 된다. 그래 6개월 빼고 14년 6개월 많이도 태웠다. 약 10만 개비가 조금 못 되는 개수니까...  흡연으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 사보지 말아 볼까? 란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흡연 경력 20~30년이 정도 되면 몸에 이상이 생기고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금연이란 것도 내 미래 계획에 포함되어야만 했기도 했다.

 

2일 차 밤 고비가 찾아온다. 이날 느낀 것이 흡연의 8할은 습관이고 2할이 니 콘틴의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담배 생각이 날 때 집중할 수 있는 무엇이 계속했다. 뛰거나 책을 보고나 유튜브를 보거나 그럼 금세 욕구가 사라진다. 하지만 화학적으로 혈중 니코틴 농도가 떨어지는 밤이 되니 감당하기 힘든 욕구가 생긴다. 입안이 붕 뜬다고 해야 하나? 그 특유의 쓴맛과 텁텁함을 갈망하는 느낌이 든다. 칡즙으로 달래고 잤다.

 

 

 

 

금연을 한 지 3일 차 되던 날 가장 힘들었다. 혈중 니코틴량이 급격히 줄어든 탓인지 불안하고 숨은 가빠지고 흡연할 생각만 자꾸 들었다. 잘 참아왔으니 이 순간만 참으면 된다고 되뇌며 고비를 넘겼다.

금연

그렇게 하루 이틀 지나 3개월 차가 되었다. 그 간 유혹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주간에는 식후에만 좀 생각나고 야간에 한 번 정도 생각나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꿈에서 담배 피우는 꿈을 꾸긴 했다.

 

식후에 커피로 혀에 쓴맛을 넣어 달랬지만 커피 섭취 후 특유의 잔여감과 흡연할 때의 쓴맛의 조합을 좋아해 오히려 생각나게 만들었다. 커피도 줄일 필요가 있었다.

 

3개월 차 이후로는 흡연에 대한 생각이 전혀 안 났다. 습관이 바뀌었고 체내에 있는 니코틴도 많이 빠져나갔을 테니 화학적으로, 심리적으로 흡연이란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6개월 되던 달 실패

이 날을 겪고 흡연자에게 있어 금연은 끊는 게 아니라 평생 참는 것이다란 말을 몸소 경험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든 날이었다. 우울감에 사로잡혔고 의기소침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조차 보지 못했던 때가 왔었다. 그렇게 심적으로 힘들 때 술을 마시고 담배를 샀다. 그리고 기분 좋게 피웠다.

 

금연자나 흡연자는 모두 이 느낌을 알 것이다.

매캐하지만 구수한 향기, 혀에 살며시 도포되는 쌉싸름함과 건조되는 입 안, 후두를 탁 건들 이 듯 넘어간 후 니코틴이 내 뇌를 어루만져주는 느낌을... 우리는 이 느낌을 알고 있기 때문에 끊는 것이 아닌 평생을 참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담배를 할 줄 알기 때문에 평생을 참야 한다고 본다.

 

그러고는 잘 안되던 시간이 반복되었고 그런 반복 사이사이 담배라 비집고 들어왔다. 그렇게 나는 금연 6개월만 하고 실패를 했다.

 

다시 시작해볼까 아니해야만 할 것 같다.

이제는 건강이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흡연을 하면 심장 쪽이 죄여 왔고 두근거렸다. 이게 술 하고 같이 섞이니 심혈관 질환 전조증상이 아닌가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금연 실패 이후 근 3~4개월간 과거 나의 흡연 패턴과는 달랐다.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황이었고 그걸 해소하고자 1시간이 못지나 다시 욕구가 생겼다. 

입이 조금만 호전되려고 하면 바로 흡연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하니 가슴 죔이 너무 심하게 생겼다.  이제는 정말 잘못될 것 같아 다시 시작했고 오늘로 3일 차가 되었다.

 

 

종속이 아닌 삶

6개월간 몸의 변화를 적어보자면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던 것은 폐에서부터 올라오는 아가리 똥내와 내 옷의 쩌든 내를 타인에게 풍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좋았다.

 

아무리 늦게 자더라도 피로 해소가 빠르다. 전날 운동을 많이 해도, 술을 먹어도 아침 일어나면 개운하게 기상이 가능했다.

 

어떤 장소를 가더라도 흡연구역을 파악하는 습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

 

술을 마셔도 빠르게 취하지 않는다.

내가 알기로는(뇌피셜) 알코올이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몽롱해지니 몸에서는 니코틴으로 각성하던 습관으로 이 몽롱함을 타파하고자 흡연욕구를 발산하는데 산소와 결합해야 할 헤모글로빈이 일산화탄소와  결합해 오히려 더 취하게 만든다고 알고 있다, 즉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리니 빨리 취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문과라 잘 모르니 부디 이과분들은 용서해주시길...) 근데 이건 반대로 간이 * 되는 거 아닌가?

 

옷 주머니 찌꺼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돈이 모인다.

 

 

 

글의 결론이 이상한데?

두서없이 생각는대로 글을 쓰다 보니 맺음이 이상해진다. 이건 내 블로그고 일기란이니 아무렴 어떤가 어차피 내 일기란인데, 학창 시절 금연교육이랍시고 비흡연자가 금연교육을 했다. 그때 틀어준 영상은 호아킨 피닉스 뺨을 동서로 후려칠 정도로 맛있게 흡연하는 영상과 연기가 폐 속으로 들어가 검게 변하는 영상을 틀어줬다. 흡연자는 검게 변하는 폐가 아니라 전자의 맛있게 흡연하는 모습을 보며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 교육을 듣고 있자니 교육자가 피교육자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없이 월급을 받아야 하니 앞에 나와 마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금연에 대한 교육을 하는 사람들은 가급적 금연에 성공한 사람이 교육을 했으면 한다. 금연시장에서 그런 고급인력을 사용하기 위해 2천 원씩 세금을 받아 가는 거 아닌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이 경험한 사람을 교육하는 것은 그것대로 코미디가 아닌가란 생각을 한다.

 

생리를 못하는 남자가 생리에 대해 언급하는 것, 군대를 가지 않은 자가 군필 앞에 군대를 논하는 것 정말 웃기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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